Institutional Facts
이 종이가 5만원이라는 사실은 종이의 물리적 성질에서 나오지 않는다. 무게를 재고 성분을 분석해도 그 값은 안 나온다. 그런데도 거짓이 아니라 참이다.
서얼은 사실을 둘로 가른다. 산이 저기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든 그대로 있고(brute fact), 이 종이가 돈이라는 사실은 우리가 그렇게 여기기를 그만두면 사라진다. 뒤쪽이 제도적 사실이다.
제도적 사실은 구성 규칙으로 만들어진다 — “X는 맥락 C에서 Y로 간주된다.” 이 종이(X)는 한국(C)에서 5만원권(Y)으로 간주된다. 규칙이 행위를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행위를 있게 한다는 점에서, 교통법규보다 체스 규칙 쪽에 가깝다.
Y가 붙는 순간 물리적 성질로는 설명 안 되는 힘이 따라온다. 서얼은 이것을 지위기능이라 부르고, 거기 딸린 권리·의무·권한을 의무력(deontic powers)이라 한다. 계약서 한 장이 상대를 구속하는 것은 종이가 힘이 세서가 아니라 이 지위기능 때문이다.
성립 조건은 집합적 인정이다. 한 사람이 혼자 인정해서는 안 되고, 인정이 무너지면 사실도 무너진다. 통화가 붕괴할 때 지폐가 물리적으로 변하지 않는데도 돈이기를 그치는 것이 그 증거다.
2010년에 서얼은 논지를 한 번 더 좁힌다. 제도적 사실은 모두 선언이라는 화행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 선언은 세상을 말에 맞추면서 동시에 말을 세상에 맞추는 유일한 화행이고, “이로써 이 회사를 설립한다”가 정확히 그 형식이다. 그래서 제도의 문제는 사회학이기 전에 언어철학의 문제가 된다.
Term
- English
- institutional fact
- 한국어
- 제도적 사실 (경쟁 역어: 제도 사실)
- 역어 근거
- 뒤르켐의 fait social(사회적 사실)과 다른 개념이므로 '사회적 사실'로 옮기지 않는다. 짝이 되는 brute fact는 '자연적 사실'·'날것의 사실'·'원초적 사실'로 갈리며 아직 안 굳었다.
- Status
- seedling
Outgoing
- extends speech-act-theory지위기능의 부과 자체가 선언(declaration)이라는 화행이다. 서얼 2010은 제도적 사실 전체를 지위기능 선언으로 정리한다.
- relates coase-nature-of-the-firm회사를 제도적 사실로 보면 "왜 있나"의 답이 비용이 아니라 인정이 된다. 코스의 물음과 층이 다르다.
Sources
- John R. Searle (1969). Speech Acts: An Essay in the Philosophy of Langua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 John R. Searle (1995). The Construction of Social Reality. Free Press
- John R. Searle (2010). Making the Social World: The Structure of Human Civilization. Oxford University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