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정
account
회계에서 계정은 같은 성질의 증감을 한 자리에 모아 잔액을 읽을 수 있게 만든 분류 단위이며, 어떤 계정 목록을 갖느냐가 그 조직이 자기 활동을 나누는 방식을 규정한다.
성숙도 상록
용어와 역어
경쟁 역어: 계정과목
account는 분류 단위 자체를, chart of accounts는 그 목록 전체를 가리킨다. 한국어 실무에서는 개별 항목을 '계정과목'(예: 소모품비), 목록을 '계정과목 체계'라 부른다. 은행 계좌를 뜻하는 account와 동음이의어이므로 문맥에서 갈라야 한다.
관련 개념
- 전제 복식부기차변·대변이 반대 방향으로 적히려면 적힐 자리가 먼저 있어야 한다. 계정은 그 자리다.
- 관련 제도적 사실계정과목은 "이 지출은 맥락 C에서 광고선전비로 간주된다"는 구성 규칙에 가깝다. 물리적 성질이 아니라 규칙이 분류를 정한다.
- 관련 REA 회계 모델REA는 계정을 실체 목록에서 빼고 파생으로 돌린다. 이 개념이 원본인지 뷰인지가 두 모델의 갈림길이다.
- 관련 브룩스의 법칙맨먼스도 계정 단위다. 그 단위로 적는 순간 사람과 시간을 서로 바꿔 쓸 수 있다는 전제가 장부에 박힌다.
- 관련 가계정분류를 아직 못 정한 것에도 계정이 있다. 가계정은 분류의 결과가 아니라 분류의 유예를 담는 계정이다.
- 관련 자금일보현금 관련 계정의 장부 잔액은 자금일보에서 실제 계좌 잔액과 나란히 놓이고, 둘의 차이가 대사 대상으로 드러난다.
이 문서를 가리키는 글 10개
- 관련 브룩스의 법칙맨먼스는 계정 단위다. 어떤 단위로 적느냐가 무엇을 서로 바꿔 쓸 수 있다고 볼지 미리 정해 버린다.
- 관련 자금일보자금일보는 현금 관련 계정의 장부 잔액과 금융기관이 보여 주는 계좌 잔액을 나란히 놓고 차이를 대사하게 한다.
- 관련 반복하지 않기계정과목을 정하는 일이 곧 어떤 지식이 어디에 한 번만 적힐지 정하는 일이다.
- 관련 계산의 계보계정과목 하나하나에 어느 계보가 그것을 요구했는지 물으면, 손익 계산용과 신고용과 통제용이 갈라져 나온다.
- 비판 REA 회계 모델계정을 저장할 실체 목록에서 빼고 사건의 합으로 계산해내자는 것이 REA 의 핵심 이동이다.
- 관련 적합성 상실계정과목 체계를 재무보고 기준으로 짜면 원가 질문에 답할 수 없다. 두 계보가 같은 목록을 두고 다투는 자리다.
- 전제 책임중심점단위별 성과를 재려면 계정에 부서 축이 붙어 있어야 한다. 장부에 없는 축으로는 나중에 아무리 계산해도 답이 안 나온다.
- 전제 가계정가계정도 계정이다. 다만 분류의 결과가 아니라 분류의 유예를 담는 계정이라는 점에서 다른 계정과 반대 방향을 본다.
- 관련 제3자 정보보고계정과목과 거래처 코드의 상당 부분은 경영 판단이 아니라 제출 양식이 요구한 필드다.
- 관련 처리량 회계재고가 자산 계정에 있다는 사실이 재고를 쌓게 만든다. 계정 분류가 중립적 기록이 아니라 행동의 원인이 되는 사례다.
거래를 시간순으로만 적으면 “지금 얼마 남았나”에 답할 수 없다. 답하려면 같은 종류를 한자리에 모아야 하고, 그 자리가 계정이다. 전표가 시간을 축으로 한 낱장이라면 계정은 종류를 축으로 다시 묶은 것이니, 같은 데이터를 두 방향에서 보는 셈이다. 그 묶음의 합이 잔액이 된다. 전통적으로 계정은 자산·부채·자본·수익·비용 다섯 갈래로 나뉘는데, 앞의 셋은 어느 시점의 상태를 말하고 뒤의 둘은 기간 동안의 흐름을 말한다.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가 갈리는 지점이 여기다.
어떤 계정과목을 두느냐는 기술적 선택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같은 돈을 쓰고도 그것을 광고선전비로 적을지 접대비로 적을지에 따라 세무상 인정 범위가 달라지고 손익이 달라진다. 사건은 하나인데 분류가 둘이고, 어느 쪽이 맞는지는 물건을 들여다봐서는 안 나온다. 규칙이 정한다. 그래서 계정과목 체계는 조직이 자기 활동을 어떤 범주로 자르는지에 대한 선언이 된다. 부서별로 나눌지 사업별로 나눌지, 프로젝트를 축으로 둘지 말지가 나중에 답할 수 있는 질문의 범위를 정하고, 장부에 없는 축으로는 아무리 계산해도 답이 안 나온다.
계정에는 실무에서만 보이는 쓰임이 하나 더 있다. 들어온 돈의 정체를 모를 때 회계 담당자는 판단을 미루지 않는다. 마감 날짜는 오고 장부는 닫아야 하므로 일단 가계정에 넣는다. 가지급금과 가수금이 그런 자리이고, 정체 미상임을 명시적으로 기록하는 칸이다. 이 장치가 하는 일은 미결을 숨기는 게 아니라 세는 것이다. 가계정 잔액은 곧 아직 정하지 못한 판단의 총량이고 그것이 줄어드는 게 눈에 보인다. 모르는 것을 빈칸으로 두면 사라지지만 계정에 담으면 목록이 된다.
계정의 잔액은 곧바로 외부 세계의 잔액과 같아지는 것은 아니다. 자금일보는 현금 관련 계정의 장부 잔액과 실제 계좌 잔액을 구분해 보여 주고, 아직 전표에 반영되지 않은 거래나 처리 시점 차이를 대사 대상으로 만든다. 계정이 같은 성질의 기록을 모으는 칸이라면 자금일보는 그 칸이 외부 기록과 이어지는지를 매일 확인하는 한 방식이다.
이지리는 계정을 측정 체계의 단위로 다루면서 회계가 재는 것이 가치가 아니라 책임의 귀속이라고 보았고, 계정은 그 귀속이 새겨지는 자리가 된다. 엘러먼은 다른 쪽에서 접근해 복식부기의 계정 구조가 벡터 공간에 가깝다는 것을 보였다. 차변과 대변의 쌍은 정수의 차로 표현되고, 거래는 그 공간의 원소이며, 균형 조건은 합이 영이라는 조건이다. 계정이 임의의 관행이 아니라 대수적 구조를 갖는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계정은 세상에 나가서 가리켜 보일 수 없다. REA 모델이 파고든 지점이 정확히 이 틈이고, 계정을 저장할 것에서 빼고 계산해낼 것으로 옮긴다. 그 선택이 옳은지는 아직 열려 있지만 물음 자체는 분명하다. 계정은 우리가 발견한 것인가, 아니면 셈을 편하게 하려고 만든 칸인가.
참고문헌
- Luca Pacioli (1494). Summa de arithmetica, geometria, proportioni et proportionalità. Particularis de computis et scripturis (제9부 제11논고)
- Yuji Ijiri (1975). Theory of Accounting Measurement. American Accounting Association, Studies in Accounting Research No. 10
- David Ellerman (1985). The Mathematics of Double Entry Bookkeeping. Mathematics Magazine 58(4), 226-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