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이동

복식부기

double-entry bookkeeping

복식부기는 모든 거래를 최소 두 계정에 반대 방향으로 기록해 차변 합계와 대변 합계가 항상 같도록 만든 기록 체계이며, 그 균형 조건이 곧 내장된 오류 검사다.

성숙도 상록

용어와 역어

경쟁 역어: 복식회계, 이중기입

짝이 되는 single-entry bookkeeping은 '단식부기'다. 회계 실무에서 '복식회계'는 거의 쓰지 않으므로 '복식부기'로 고정한다.

관련 개념

  • 관련 제도적 사실소유·채권·자본은 물리적 성질이 없는 제도적 사실이다. 복식부기는 그것들에 수를 붙여 더하고 뺄 수 있게 만든 표기법이다.
  • 관련 기업의 본질시장 거래와 조직 내부 조정의 비용을 견주려면 먼저 거래가 세어져야 한다. 그 계산을 가능하게 한 층이다.
  • 관련 계약의 결절점회사를 계약의 결절점으로 보면 재무제표는 그 계약들의 이행 상태를 한 장으로 접은 것이 된다.
  • 관련 업무 원장값이 무에서 생기지 않는다는 불변식은 돈의 성질이 아니라 표기법의 성질이다. 업무 원장은 그 표기법을 의무에 옮겨 심은 시도다.
  • 관련 전표복식부기가 차변과 대변의 기록 규칙을 정하면 전표는 개별 거래를 그 규칙에 맞춰 검토하고 전기할 단위로 묶는다.
이 문서를 가리키는 글 13개
  • 전제 계정차변·대변이 반대 방향으로 적히려면 적힐 자리가 먼저 있어야 한다. 계정은 그 자리다.
  • 전제 전표전표의 계정과 차변·대변 표시는 복식부기의 기록 규칙을 따른다.
  • 관련 적합 방향전표도 방향이 갈린다. 실사 결과를 옮긴 전표는 말→세상이고, 예산과 조정 전표는 세상→말이다.
  • 관련 반복하지 않기복식부기는 한 사건을 두 번 적는다. 그 중복이 검증 장치라서, 표기법의 중복이 늘 결함은 아님을 보여주는 반례다.
  • 관련 계산의 계보복식부기는 사무실 절차의 유일한 조상처럼 보이지만 여러 계보 중 하나다. 자금일보도 세금계산서도 여기서 나오지 않았다.
  • 관련 법적 상관쌍한 관계를 두 끝에서 적으면 두 기록의 합이 어긋날 수 없다. 복식부기가 상거래에서 발견한 구조를 법학이 관계 일반에서 발견했다.
  • 확장 삼중부기복식부기를 부정하지 않고 미분을 한 단계 더 민다. 잔고와 변화 위에 변화의 속도를 얹는다.
  • 관련 월마감월마감은 차변·대변의 균형을 확인하되 그 균형만으로 잡히지 않는 기간 귀속과 사실성도 함께 검토한다.
  • 관련 경제학의 수행성좀바르트가 복식부기가 자본주의를 만들었다고 한 주장이 같은 형태다. 표기법이 대상을 기술하지 않고 만든다.
  • 비판 REA 회계 모델차변·대변은 실제 세계에 없고 손으로 장부를 맞추기 위한 장치라는 것이 매카시의 논거다. 계정은 실체가 아니라 파생이다.
  • 관련 수탁책임복식부기는 기록이 스스로 맞는지 검사하지만, 기록이 사실인지는 검사하지 못한다. 그 빈자리를 이 계보가 채운다.
  • 전제 가계정모든 기입이 두 자리를 요구하는 표기법에서만 가계정이 필요하고 의미가 있다. 단식부기는 모르는 것을 그냥 안 적으면 된다.
  • 전제 업무 원장값이 무에서 생기지 않는다는 불변식과 그것을 기록 형식에 심는 방법을 그대로 가져온다. 옮기는 것은 표기법이지 은유가 아니다.

장부를 맞추는 일은 산수가 아니라 표기법의 문제였다. 거래를 한 줄씩 적어 내려가면 무엇이 틀렸는지 알 방법이 없고, 숫자를 잘못 옮겨 적어도 장부는 아무 저항 없이 그것을 받아들인다. 복식부기는 이 문제를 검산이 아니라 구조로 푼다. 규칙은 하나여서, 모든 거래는 최소 두 계정에 서로 반대 방향으로 적힌다. 소모품을 5만원어치 사면 소모품비가 5만원 늘고 동시에 갚을 돈이 5만원 늘기 때문에, 장부 전체에서 차변 합계와 대변 합계는 언제나 같다.

여기서 나오는 성질이 결정적이다. 금액이 무에서 생겨날 수 없다. 모든 기입은 이미 있는 값을 옮기는 일이지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고, 합이 어긋나는 순간 내용을 몰라도 어딘가 틀렸다는 것을 안다. 오류 탐지가 절차가 아니라 기록 형식 자체에 들어 있는 것이다.

다만 복식부기는 거래 하나를 누가 어떤 근거로 분개하고 승인했는지까지 정하지 않는다. 전표는 개별 거래를 분개·증빙·검토와 함께 묶어 원장에 들어가기 전의 기록 단위로 만든다. 복식부기가 장부 전체의 균형을 지키는 형식이라면 전표는 그 장부에 들어갈 한 건의 경로를 남기는 절차다.

1494년 루카 파치올리가 『산술집성』의 한 논고에서 이 방법을 인쇄해 퍼뜨렸다. 그가 만든 것은 아니다. 베네치아 상인들이 이미 쓰던 방식을 정리해 적었을 뿐이고 본인도 그렇게 밝힌다. 그래서 오래도록 “베네치아 방식”이라 불렸다. 중요한 것은 인쇄되었다는 사실인데, 상인 집단의 암묵적 관행이 배울 수 있는 기법이 되면서 유럽 전역으로 퍼졌기 때문이다.

복식부기가 도입한 진짜 새로움은 균형 조건이 아니라 회계 주체다. 장부는 소유주가 아니라 사업체의 관점에서 쓰이고, 주인이 사업에 돈을 넣으면 그것은 사업체가 주인에게 진 빚으로 기록된다. 소유주와 사업체가 서로 다른 인격으로 갈라지고, 그 차이에서 이익이라는 양이 나온다. 사업체가 벌어들인 것에서 주인에게 갚을 것을 뺀 나머지가 이익이다. 이익이 계산 가능한 수가 되어야 그것을 늘리는 일이 목표가 될 수 있다.

좀바르트는 이 점에서 복식부기가 자본주의를 가능하게 했다고 보았다. 회사라는 제도적 사실에 수를 붙여, 확장할 수 있고 비교할 수 있는 대상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야미는 이 주장을 반박했다. 초기 상인 장부를 보면 이익 계산을 목적으로 쓰인 흔적이 드물고 정기 결산도 자본 수익률 비교도 훨씬 나중에 나타난다는 것이고, 그가 보기에 복식부기는 자본주의의 원인이 아니라 동반자였다. 논쟁은 안 끝났지만 양쪽이 동의하는 것이 하나 있다. 조직이 계산의 대상이 된 것은 이 표기법 이후라는 점이다.

전자 원장이 등장한 뒤에도 이 형식은 그대로 남았고, 남은 이유는 관성이 아니라 불변식이다. 값이 무에서 생겨나지 않는다는 조건은 데이터베이스가 아무리 빨라져도 여전히 누군가 강제해야 하는 것이고, 그 강제를 기록 형식에 심어두는 방법을 아직 더 나은 것으로 대체하지 못했다. 현대 원장 시스템 설계에서 이 조건을 쓰기 시점에 강제하느냐 나중에 계산해서 확인하느냐가 갈림길로 남아 있다. 전자는 어긋난 데이터를 아예 못 넣게 하고, 후자는 넣은 뒤에 발견한다.

참고문헌

  1. Luca Pacioli (1494). Summa de arithmetica, geometria, proportioni et proportionalità. Particularis de computis et scripturis (제9부 제11논고)
  2. Werner Sombart (1916). Der moderne Kapitalismus
  3. Basil S. Yamey (1949). Scientific Bookkeeping and the Rise of Capitalism. Economic History Review 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