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계약
incomplete contracts
하트와 무어는 계약이 미래의 모든 상황을 예견하고 기술하고 입증할 수 없어 필연적으로 빈 곳을 남기며, 그 빈 곳을 누가 메울지가 소유의 실질이라고 보았다.
성숙도 상록
용어와 역어
경쟁 역어: 미완비계약
계약법의 '불완전이행'과 다른 개념이다. 여기서 불완전한 것은 이행이 아니라 계약서에 적힌 내용의 범위다.
관련 개념
완전한 계약이란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해 각자가 무엇을 할지 미리 적어둔 계약이다. 그런 계약이 가능하다면 소유는 의미가 없다. 무엇을 할지가 이미 다 적혀 있으니 누가 결정권을 갖든 결과가 같다. 현실의 계약은 그렇지 않고, 그럴 수도 없다.
빈 곳이 생기는 이유는 셋이다. 3년 뒤에 어떤 상황이 올지 지금 다 떠올릴 수 없고, 떠올렸다 해도 문장으로 적기 어려운 것이 있으며, 당사자 둘은 아는데 법원이 확인할 수 없는 사실이 있다. “성실히 협조한다”가 무엇인지 분쟁 없이 적으려면 협조의 모든 형태를 나열해야 하고, 확인할 수 없는 것은 강제할 수 없으니 적어둔 의미가 없다. 앞의 둘은 제한된 합리성에서 곧장 나오지만 셋째는 다르다. 아는 것과 증명하는 것이 갈린다는 사실에서 나온다.
계약에 빈 곳이 있으면 상황이 닥쳤을 때 누군가는 정해야 한다. 그 권리가 잔여통제권이고, 하트는 그것이 곧 소유라고 본다. 자산을 소유한다는 것은 계약에 안 적힌 용도를 결정할 권리를 갖는다는 뜻이다. 여기서 논증이 뒤집힌다. 소유가 먼저 있고 계약이 그 뒤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계약이 다 적히지 않기 때문에 소유가 의미를 갖는다.
이 관점은 회사의 경계를 다시 그린다. 거래를 계약으로 처리할지 조직 안으로 들일지는 거래비용의 크기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관계에 특유한 투자를 해야 하는데 그 투자의 대가가 계약에 안 적히면, 투자한 쪽은 나중에 재협상에서 뜯길 것을 예상하고 애초에 덜 투자한다. 소유 구조를 바꾸면 이 유인이 바뀌므로, 회사의 경계는 무엇을 아끼는가가 아니라 누구의 투자 유인을 지킬 것인가로 정해진다. 통합은 공짜가 아니어서 한쪽의 유인을 살리면 다른 쪽의 유인이 죽는다.
계약이 불완전하다는 관찰은 널리 받아들여졌지만 왜 불완전한지는 아직 논쟁 중이다. 당사자가 게으르거나 근시안적이어서가 아니라 합리적으로 계산해도 불완전한 계약을 고른다는 설명이 있고, 적는 비용이 얻는 것보다 커서라는 설명도 있다. 어느 쪽이든 결론은 같다. 빈 곳은 사고가 아니라 구조다.
참고문헌
- Oliver Hart, John Moore (1988). Incomplete Contracts and Renegotiation. Econometrica 56(4), 755-785
- Oliver Hart (1995). Firms, Contracts, and Financial Structure. Clarendon Press
- Sanford J. Grossman, Oliver D. Hart (1986). The Costs and Benefits of Ownership.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94(4), 69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