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합 방향
direction of fit
표상이 세상에 맞춰야 하는가, 세상이 표상에 맞춰야 하는가로 마음과 말의 상태를 가르는 구분이다. 내용이 같은 두 목록도 방향이 다르면 어긋났을 때 고칠 곳이 달라진다.
성숙도 새순
용어와 역어
경쟁 역어: 맞춤 방향, 부합 방향
앤스콤 1957에 이 구절은 나오지 않는다. 착상만 있고 이름은 서얼이 Intentionality(1983)에서 붙였다. fit의 역어로 국내 심리철학 문헌은 '적합'을 쓴다. word-to-world와 world-to-word는 '말→세상', '세상→말'로 화살표를 살려 적는다. 방향 이름이 곧 무엇이 무엇에 맞추는가를 가리키기 때문이다.
관련 개념
남편이 살 물건을 적은 종이를 들고 상점에 간다. 형사가 뒤를 따라가며 남편이 집어 드는 물건을 종이에 적는다. 두 종이의 글자는 같을 수 있다. 그런데 두 종이는 같은 물건이 아니다.
차이는 어긋났을 때 어디를 고치느냐에 있다. 남편의 목록에 버터가 있는데 장바구니에 마가린이 있으면 잘못은 장바구니에 있다. 물건을 바꿔야 한다. 형사의 목록에 버터가 있는데 장바구니에 마가린이 있으면 잘못은 목록에 있다. 종이를 고쳐야 한다.
앤스콤은 이 비대칭으로 마음의 상태를 가른다. 믿음과 지각은 세상에 맞춰야 하니 말→세상이다. 의도와 욕구는 세상이 맞춰야 하니 세상→말이다. 믿음이 틀리면 믿음을 버리고, 의도가 어긋나면 세상을 다시 움직인다. 같은 불일치가 한쪽에서는 오류고 한쪽에서는 미완이다.
서얼은 이것을 화행 분류의 축으로 쓴다. 단언은 말→세상, 지시와 언약은 세상→말, 표현은 방향이 없고, 선언만이 두 방향을 동시에 갖는다. “이로써 개회를 선언합니다”는 세상을 그리면서 동시에 그리는 대로 만든다. 제도가 생기는 자리가 정확히 그 겹침이다.
기록 장치에도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재고 실사를 옮긴 전표는 형사의 목록이라 장부가 틀리면 장부를 고친다. 예산과 목표는 남편의 목록이라 실적이 어긋나면 실적을 움직인다. 같은 원장에 두 방향이 섞여 있는데 표기법은 둘을 구분하지 않는다. 그래서 “숫자가 틀렸다”는 말이 늘 두 가지를 뜻한다.
참고문헌
- G. E. M. Anscombe (1957). Intention. Basil Blackwell
- John R. Searle (1983). Intentionality: An Essay in the Philosophy of Mind. Cambridge University Press
- I. L. Humberstone (1992). Direction of Fit. Mind 101(401), 5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