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차익
regulatory arbitrage
규제 차익은 거래의 경제적 실질을 그대로 둔 채 법적 형식만 바꿔 규제의 적용을 피하거나 더 유리한 규제를 받는 행위이며, 규제가 형식에 걸려 있고 형식과 실질을 떼어낼 수 있을 때만 성립한다.
성숙도 새순
용어와 역어
경쟁 역어: 규제 차익거래, 규제 회피
'회피'는 위법성을 함축하므로 쓰지 않는다. 이 개념의 핵심은 형식을 지키면서 실질을 옮긴다는 점이고, 그래서 금융의 차익거래에서 온 '차익'을 그대로 쓴다.
관련 개념
- 관련 직업면허면허가 사람에게 걸려 있으면 회사 형식을 바꿔 우회하려는 시도가 반드시 따라 나온다.
- 관련 불완전계약계약서에 실질을 다 적을 수 없기 때문에 형식과 실질이 벌어질 자리가 생긴다. 그 틈이 차익의 재료다.
- 관련 계산의 계보위탁 계약서와 산정 근거 문서는 회계가 요구한 것이 아니라 규제가 요구한 것이다. 국가 계보에 속한다.
- 관련 경로의존성차익을 노리고 세운 구조는 규제가 바뀐 뒤에도 남는다. 세운 이유가 사라져도 법인과 계약은 그대로다.
이 문서를 가리키는 글 1개
- 관련 직업면허면허가 사람에게 걸리면 회사 형식을 바꿔 우회하려는 시도가 따라 나온다.
플라이셔가 정리한 규제 차익은 탈법이 아니다. 법을 어기는 것이 아니라 법이 형식에 걸려 있다는 사실을 이용하는 것이고, 그래서 성립 조건이 명확하다. 규제가 실질이 아니라 형식을 대상으로 삼아야 하고, 실질을 유지한 채 형식만 바꾸는 비용이 규제를 지키는 비용보다 싸야 한다. 이 둘이 만족되면 차익이 생기고, 하나라도 깨지면 생기지 않는다.
의료기관 경영지원회사가 교과서적인 사례다. 미국과 일본과 한국이 모두 회사가 병원을 소유하지 못하게 막았고, 셋 모두 경영지원회사라는 형식으로 그 옆에 회사를 세웠다. 겉모습은 같은데 세운 목적이 다르다.
미국에서 막은 것은 기업의 의료행위다. 그래서 진료 법인과 관리 회사를 갈라 놓고 관리 회사가 비임상 업무 전부를 맡는 구조가 생겼고, 사모펀드가 의원을 사들여 묶는 경로가 이 형식 위에 통째로 올라앉았다. 차익의 방향은 자본이 들어가는 쪽이다. 그리고 지금 조여지고 있다. 캘리포니아가 2026년부터 임상 판단에 대한 개입과 일부 경업금지 조항을 무효화했고, 연방 차원에서도 사모펀드 주도 통합을 겨눈 조직이 만들어졌다.
일본에서 막은 것은 배당이다. 의료법인은 잉여금을 나눠 가질 수 없으므로, 원장 가족을 임원과 주주로 앉힌 별도 회사를 세워 업무위탁료와 임대료로 이익을 옮긴다. 차익의 방향은 자본이 아니라 이익이 나오는 쪽이다. 그래서 다툼도 다른 자리에서 벌어진다. 쟁점은 소유가 아니라 대가의 적정성이고, 위탁료가 시세를 크게 벗어나면 과다한 부분이 손금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한국에서 막은 것은 형식이 아니라 실질이다. 비의료인의 개설을 금지하면서 판단 기준을 자금 조달과 손익 귀속과 실질적 권한과 책임 부담으로 잡았다. 넷 중 하나라도 비의료인이 실질적 주체이면 명의가 누구든 위법이 된다. 여기에 한 사람이 여러 곳을 열지 못하게 하는 규칙이 겹친다. 그래서 자본이 들어가는 통로도 이익이 나오는 통로도 열리지 않는다.
세 사례를 겹쳐 놓으면 일반 명제가 하나 나온다. 차익의 크기를 정하는 것은 규제의 강도가 아니라 형식과 실질을 떼어낼 수 있는 정도다. 한국이 더 엄해서 차익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막은 대상이 명의라는 형식이 아니라 손익 귀속이라는 실질이라서 없다. 실질을 직접 겨눈 규제에는 형식을 바꾸는 수가 통하지 않는다.
차익이 실재한다는 것 자체는 자료로 확인된다. 휴스턴과 공저자들은 은행 자본이 규제가 느슨한 나라로 흐르는 것을 국제 자료에서 보였다. 다만 폴먼이 지적한 한계가 붙는다. 형식을 바꾸는 수가 오래 가려면 규제자가 못 따라잡아야 하는데 대체로 따라잡고, 따라잡히는 시점은 그 형식이 충분히 커져서 눈에 띄었을 때다. 그러므로 차익은 영구적 우위가 아니라 시간을 사는 것이다.
사업 설계로 옮기면 결론이 단순해진다. 마진의 출처가 규제인지 운영인지를 먼저 갈라야 하고, 규제인 쪽은 규제가 움직이는 만큼 같이 움직인다고 놓아야 한다. 차익이 애초에 없는 시장에서 같은 사업을 하려면 남는 것은 운영뿐이고, 그때 밖에서 들여온 사업 모델의 어느 챕터가 차익 위에 서 있었는지 먼저 골라내야 한다.
참고문헌
- Victor Fleischer (2010). Regulatory Arbitrage. Texas Law Review 89, 227-289
- Joel F. Houston, Chen Lin, Yue Ma (2012). Regulatory Arbitrage and International Bank Flows. The Journal of Finance 67(5), 1845-1895
- Elizabeth Pollman (2019). Tech, Regulatory Arbitrage, and Limits. European Business Organization Law Review 20, 567-590